한국 웹툰이 북미 시장에서 거둔 성과는 단순한 콘텐츠 수출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K-웹툰'은 독창적인 스토리텔링, 수직 스크롤 방식, 다양한 장르 확장 등을 무기로 북미 이용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북미 시장 내 웹툰 수요 증가 배경과 주요 작품 사례, 플랫폼 전략을 중심으로 K웹툰의 글로벌 입지를 분석합니다.
북미 웹툰 시장의 성장 배경
북미 웹툰 시장은 최근 5년 사이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크게 세 가지 요인에서 비롯됩니다. 첫째, 모바일 콘텐츠 소비 증가입니다. 스마트폰 중심의 콘텐츠 소비 문화가 확산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짧게 볼 수 있는 콘텐츠’로 웹툰이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둘째는 K-콘텐츠의 세계적 인기입니다. BTS, K-드라마, K-영화의 글로벌 흥행과 함께 한국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호감도가 높아졌고, 자연스럽게 한국 웹툰도 그 흐름에 올라탔습니다. 셋째는 플랫폼 기업들의 전략적 진출입니다. 네이버웹툰은 북미에서 ‘WEBTOON’이라는 이름으로 활발히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미 수천만 명의 월간 사용자(MAU)를 확보했습니다. 또한 북미 시장에서는 웹툰이 단순히 ‘코믹스의 대안’이 아니라, ‘새로운 장르의 디지털 스토리 콘텐츠’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마블, DC 중심의 미국 만화 생태계와는 다른 매력으로, 특히 10~20대 독자층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대표 작품과 인기 장르
북미에서 인기를 끈 K웹툰 작품으로는 대표적으로 <로어 올림푸스>, <언오더블>, <타워 오브 갓>, <노블레스> 등이 있습니다. 이 중 <로어 올림푸스>는 미국 현지에서 만들어졌지만, 네이버웹툰 플랫폼을 기반으로 인기를 얻으며 K웹툰 스타일의 대표 사례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이 작품은 북미 독자층의 문화와 감성을 반영하면서도, 한국 웹툰 특유의 감성과 포맷을 유지해 성공적인 하이브리드를 보여주었습니다. 장르별로는 로맨스, 판타지, 스릴러, BL, 드라마 등이 강세를 보입니다. 특히 북미에서는 LGBTQ+ 요소가 포함된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 이에 맞춘 웹툰 작품들이 다수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제작된 BL·GL 장르 웹툰들이 북미 시장에서 강력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는 점은 매우 주목할 만합니다. 또한 한국 웹툰 특유의 '시즌제 연재 방식'이나 '긴 호흡의 드라마 전개', '몰입도 높은 감정선 표현' 등은 미국 만화와는 다른 방식으로 북미 독자에게 신선하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언어 번역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문화적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전략과 시장 대응
네이버웹툰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WEBTOON Entertainment’라는 별도 법인을 미국에 설립하고, 마케팅·로컬 콘텐츠 기획·IP 관리 등을 본격화했습니다. 이를 통해 단순한 번역 웹툰 제공이 아닌, 현지 독자 맞춤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현지 작가와 협업하여 북미 문화에 맞는 신규 웹툰을 연재하고 있으며, 한국형 웹툰 시스템을 그대로 접목한 크리에이터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 중입니다. 또한 웹툰 원작의 영상화 프로젝트도 북미 전략의 핵심입니다. <스위트홈>,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의 작품이 넷플릭스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웹툰 IP의 가치를 입증했습니다. 이는 원작 웹툰의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지고, 새로운 독자 유입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수익 모델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무료 연재 기반의 유료 회차 구매 모델이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광고 수익, 웹툰 기반 굿즈, 오디오 콘텐츠 등 다양한 부가수익 모델이 병행되고 있습니다. 북미 시장은 특히 ‘유료 구독’에 대한 저항이 낮기 때문에, 프리미엄 콘텐츠 서비스의 확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웹툰은 북미 시장에서 단순한 수출 콘텐츠를 넘어, 하나의 문화 장르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플랫폼의 전략적인 투자와 현지화 노력, 다양하고 독창적인 콘텐츠의 경쟁력이 어우러지며 그 성과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K웹툰의 세계화를 이끄는 북미 시장에서의 흐름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지금 가장 중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