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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테이션 (웹툰원작, 아이돌드라마, 현실고발)

by LSE_issue 2025. 7. 30.

이미테이션 포스터

『이미테이션』은 박경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2021년 KBS2에서 드라마로 영상화되었습니다. 화려한 무대 뒤에서 살아가는 아이돌 지망생과 현역 스타들의 현실을 그린 이 작품은, ‘성공’이라는 말로 포장된 연예계의 이면을 섬세하게 조명합니다. 원작 웹툰의 인기와 더불어 드라마 역시 K-팝 산업의 구조적 문제, 팬덤, 연애 금지, 사생활 침해, 악플 문화 등 현실적인 소재를 전면에 다루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치열한 생존 경쟁 속 인간의 본질 (웹툰원작)

웹툰 『이미테이션』은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는 아이돌 산업의 이면을 깊이 파고듭니다. 주인공 마하, 리유, 권력, 유진 등은 각자의 이유로 데뷔하거나 좌절하며, 아이돌이라는 직업 속에서 자아를 지키려는 인물들입니다. 박경란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아이돌은 상품이 아니라 사람이다”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합니다.

마하는 한때 유망한 연습생이었지만 데뷔 실패 이후 무명 그룹 티파티로 다시 무대에 섰고, 권력은 인기 보이그룹 샥스의 멤버지만 고인이 된 멤버 은조의 사건 이후 죄책감과 침묵에 갇혀 살아갑니다. 이들의 서사는 단순한 스타 성장물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감정을 지키고, 관계를 지키는 투쟁의 연속입니다.

웹툰의 강점은 각 인물의 사연과 심리 상태를 세밀하게 묘사하는 데 있습니다. 무대 뒤 현실, 기획사의 불합리한 계약, 연습생 착취, 데뷔 후 ‘상품화’되는 인격 등 K-팝 산업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며, 아이돌이란 직업을 인간적으로 조명합니다.

팬덤의 기대와 사회의 편견, 연애 금지, 댓글 테러까지 —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웹툰이라는 매체를 통해 시각적으로 설득력 있게 전달되며, 단순 소비가 아닌 감정이입을 유도하는 서사로 완성됩니다.

드라마로 확장된 K-팝 세계관과 공감 코드 (아이돌드라마)

드라마 『이미테이션』은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실제 아이돌 출신 배우들을 다수 기용하여, 현실성과 몰입도를 높인 청춘 드라마로 재구성되었습니다. 티아라 출신 정지연(마하), ATEEZ 윤호(권력), SF9 이준영(리유) 등 캐스팅은 실제 아이돌 산업의 리얼리티를 극대화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드라마는 아이돌들의 일상, 스케줄, 안무 연습, 무대, 팬싸인회 장면 등을 디테일하게 담아내며, “스타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아이돌”을 중심에 놓고 서사를 전개합니다.

가장 큰 특징은, 팬덤과 연예계 간의 긴장 구조를 드라마적으로 시각화했다는 점입니다. 리유와 마하의 관계는 그 자체로 ‘연애 금지’ 규정을 위반하며, 이로 인해 벌어지는 팬덤의 집단행동, 계약 위반 논란, 이미지 훼손 등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룹니다. 이는 현실에서도 종종 벌어지는 문제들을 드라마적 장치로 녹여낸 것으로,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사회적 구조를 꼬집는 메시지성 콘텐츠로서 가치가 있습니다.

또한 드라마는 가수들의 노력과 연습 장면, 회사 내 경쟁과 계급, SNS 상의 여론조작 등 디지털 시대 아이돌이 마주하는 다양한 리스크를 청춘의 시선으로 보여주며, 현실감 있는 전개를 통해 팬과 비(非)팬 모두에게 공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꿈이 아닌, 나 자신의 존재 (현실고발)

『이미테이션』은 단순한 연예계 배경물이 아닙니다. 이 작품은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음에도 상품처럼 평가받는 청춘들의 현실을 담담하게 고발합니다.

첫째, 이미지는 현실을 왜곡한다. 드라마 속 마하와 리유는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지만, 세상은 그것을 연애 스캔들로 치부하고, 악의적 편집과 루머, 댓글 조작으로 감정까지 훼손합니다. 이는 오늘날 연예인들이 겪는 감정 노동과 정신적 고통을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장면입니다.

둘째, 꿈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다. 드라마에 나오는 수많은 연습생과 신인 아이돌은 생존을 위해 감정을 포기하거나 인격을 희생합니다. 이미지를 위해 웃어야 하고, 현실은 힘들어도 항상 밝아야 하며, 개인의 의견은 ‘브랜드 관리’라는 이유로 묵살되기도 합니다. 이는 단지 연예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구조적 모순을 반영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셋째, 자아의 회복은 관계에서 시작된다. 마하와 리유는 서로를 통해 자신이 사람이었음을 자각합니다. 그 어떤 시스템이나 소속사도 주지 못했던 안정감을 서로에게서 찾으며, 사람은 결국 사람을 통해 구원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조용히 전달합니다.

『이미테이션』은 웹툰과 드라마 모두에서, K-팝 산업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조명하며 인간 본질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콘텐츠입니다. 스타, 연예인, 아이돌이라는 화려한 타이틀 뒤에 존재하는 감정과 아픔, 그리고 꿈을 향한 치열한 발버둥. 이 이야기는 연예계를 다룬 청춘극이면서도, 동시에 우리가 처한 사회적 현실을 반영한 은유이기도 합니다. 화려해 보이는 누군가의 삶도, 멀리서 보면 ‘이미지’지만 가까이서 보면 ‘현실’임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감정의 진정성과 현실 인식의 균형을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웹툰 팬이든 K-팝 팬이든, 혹은 단순한 드라마 팬이든 이 작품은 한 번쯤 꼭 경험해볼 만한 감성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