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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모 (웹툰원작, 사극로맨스, 젠더정체성)

by LSE_issue 2025. 7. 31.

연모 포스터

『연모』는 이소영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2021년 KBS2에서 드라마화된 작품입니다. 조선시대라는 배경에 ‘여성 왕’이라는 설정을 입혀, 권력 구조 안에서의 금기된 사랑과 자아 정체성을 그린 사극 로맨스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웹툰 특유의 상상력을 영상으로 정교하게 구현하며, 성별과 권력, 사랑의 본질을 묻는 문제의식을 감성적으로 풀어낸 콘텐츠입니다.

웹툰 원작의 파격 설정과 감성적 연출 (웹툰원작)

웹툰 『연모』는 단순한 사극이 아닌, 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사회적 통념을 흔드는 구조로 주목받은 작품입니다. 쌍둥이로 태어난 남매 중 남아가 죽자, 딸을 남장시켜 세자로 키우는 설정은 파격적이지만, 그 안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배제되어온 권력과 사랑의 조건에 대한 질문이 담겨 있습니다.

웹툰은 세자(훗날 왕)로 성장하는 주인공 ‘이휘’의 내면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그녀는 왕으로 살아가기 위해 여성성을 숨기고, 언제든 정체가 드러날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감정, 권력의 무게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뇌합니다.

웹툰의 연출은 절제된 대사와 상징적 장면으로 감정을 시각화하며, 고전적인 미장센과 현대 감수성이 조화를 이루는 그림체 또한 몰입도를 높입니다.

드라마가 구현한 감정과 긴장의 미학 (사극로맨스)

드라마 『연모』는 웹툰의 핵심 설정을 유지하면서도 더 넓은 스케일과 감정의 밀도를 더해 성공적인 영상화로 평가받았습니다. 박은빈이 ‘이휘’ 역을 맡아 복합적인 캐릭터를 정교하게 연기했고, 로운이 맡은 ‘정지운’과의 관계를 통해 사랑과 신뢰, 정체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감정선을 촘촘히 쌓아올렸습니다.

‘여성 왕’이라는 설정은 사회적 권력 구조와 개인 감정의 충돌을 보여주는 장치로 작용하며, 시청자에게 성별, 역할, 기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감정은 혼란이 아닌 진심으로 그려지며, 사랑의 본질과 사회적 제약 사이의 간극을 감동적으로 묘사합니다.

금기의 서사에서 피어난 사랑과 존재의 의미 (젠더정체성)

『연모』는 젠더라는 사회적 규범을 허물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첫째, 성별은 관계의 절대조건이 아닙니다. 정지운은 이휘가 남자인 줄 알면서도 감정을 느끼고, 그 감정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며 혼란과 진심 사이에서 선택합니다.

둘째, 사회는 역할을 요구하지만 사람은 감정을 가집니다. 이휘는 왕이라는 지위와 여성이라는 정체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결국 자신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길을 택합니다.

셋째, 사랑은 허락받는 것이 아닌 선택입니다. 『연모』는 사랑이 사회의 기준 안에서만 정당화되어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지며, 그 사랑을 지키려는 인물들의 용기와 선택을 통해 감정은 곧 정체성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연모』는 웹툰과 드라마 모두에서 사회가 정한 경계를 넘어서는 감정의 진정성과 존재의 의미를 탐구한 작품입니다. 성별, 지위, 제약이 사랑을 정의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는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연모』는 그런 의미에서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선 시대적 감성 콘텐츠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웹툰 독자든 드라마 팬이든, 감정의 본질을 되묻고 싶은 이들에게 이 작품은 큰 울림을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