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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웹툰, 죽음 예방, 휴먼 판타지)

by LSE_issue 2025. 7. 26.

내일 포스터

라마 작가의 『내일』은 2017년부터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되어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2022년에는 MBC와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로 영상화되었습니다. 죽음과 삶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이를 따뜻한 시선과 환상적인 설정으로 풀어내며 현대 사회의 자살 문제, 우울증, 존재의 가치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진 작품입니다. 웹툰과 드라마 모두 ‘죽지 않게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통해 깊은 감동과 공감을 전달한 콘텐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자살을 막는 저승사자라는 설정 (웹툰)

『내일』은 저승사자들이 영혼을 수거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살하려는 사람들을 구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는 독특한 세계관을 통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주인공 ‘최준웅’은 우연한 사고로 반혼 상태가 되면서, 저승 독점 기업 '주마등'의 위기관리팀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게 됩니다. 이 위기관리팀은 매 회차마다 다른 사연을 가진 자살 위험자들을 만나 이들을 살릴 방법을 모색하며, 심리적 상처와 사회적 문제를 함께 조명합니다. 폭력, 따돌림, 취업난, 트라우마, 혐오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등장하며, 이는 단지 창작물이 아닌 현대 한국 사회의 자화상처럼 다가옵니다. 라마 작가는 각 인물의 사연을 감정 과잉 없이도 충분히 설득력 있게 구성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죽음”이 아닌 “내일”을 선택하게 만드는 이유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또한 캐릭터 간의 케미스트리, 잔잔하면서도 따뜻한 유머, 치유적 대사들이 극의 중심을 잡아줍니다.

드라마화로 넓어진 공감의 스펙트럼 (죽음 예방)

2022년 방영된 MBC 드라마 ‘내일’은 웹툰을 기반으로 하되, 보다 드라마틱하고 영상에 어울리는 재해석을 시도했습니다. 로운이 주인공 ‘준웅’을 연기하고, 김희선이 카리스마 넘치는 팀장 ‘구련’ 역을 맡아 캐릭터의 개성과 서사를 생생히 전달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원작의 에피소드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배경 설정을 보다 환상적으로 구현하고 캐릭터 감정선을 강화했습니다. 각 인물의 과거 서사를 더 깊이 파고들며 시청자들이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연출되었고, 특히 PTSD, 군인 자살, 역사적 상처(위안부 피해자, 조선시대 처형 기록 등) 등의 주제를 다루며 사회적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합니다. 또한 드라마는 죽음에 대해 무겁게만 접근하지 않고, 삶의 이유를 함께 찾아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시청자에게 깊은 위로를 건넸습니다. OST와 영상미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몽환적 분위기와 현실 감정을 적절히 넘나드는 연출이 콘텐츠의 품격을 높였습니다.

삶의 무게를 말하는 또 다른 방식 (휴먼 판타지)

‘내일’은 죽음을 직접적으로 다루면서도, 죽음을 소재로 삶을 이야기하는 콘텐츠입니다. 이 작품은 특히 청소년, 사회적 약자, 트라우마를 겪은 이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며, 존재만으로 가치가 있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합니다. 첫째, 직접적인 위로의 서사입니다. 많은 콘텐츠가 자살을 ‘사건’으로 다루지만, ‘내일’은 그 원인과 마음의 배경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중심에 둡니다. 위기관리팀은 수치심, 절망감, 분노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법을 제안하며, 시청자들에게 심리적 응급처치 같은 위안을 전합니다. 둘째,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공동체의 이야기입니다. 저승사자라는 판타지적 존재가 만들어내는 가족 아닌 가족 관계는, 현대 사회의 개인화된 삶 속에서 더욱 큰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셋째, 우리 모두가 위기 속에 있다는 공감의 확장입니다. 단지 특정 인물이 아닌, 누구나 극단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전제를 통해, '내일'은 우리 사회 전체를 포용하는 시선으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라마 작가의 『내일』은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가장 따뜻한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웹툰과 드라마 모두 죽지 않게 만드는 이야기, 삶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 누군가가 곁에 있어주는 이야기를 통해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이는 웹툰 영상화 콘텐츠가 자극이 아닌 치유의 방식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며, 앞으로도 더 많은 이야기가 이러한 방식으로 전해지기를 기대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