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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우리는 (드라마웹툰, 청춘로맨스, 재회감성)

by LSE_issue 2025. 7. 29.

그해 우리는 포스터

『그 해 우리는』은 2021년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를 원작으로, 이후 네이버웹툰에서 김윤진 작가가 웹툰으로 재탄생시킨 독특한 형식의 콘텐츠입니다. 성향도 배경도 전혀 다른 고등학생 두 주인공이 우연히 찍은 다큐멘터리를 계기로 인연을 맺고, 시간이 흘러 재회하면서 얽히는 감정의 여정을 섬세하게 담아냅니다. 이 콘텐츠는 ‘웹툰 → 드라마’가 아니라 ‘드라마 → 웹툰’으로 제작된 역방향 확장 사례로, 영상과 만화 양쪽에서 각기 다른 정서를 부여하며 감성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그 시절 우리가 놓쳤던 감정들’을 다시 마주하게 만드는 이 작품은, 재회 로맨스를 넘어 청춘, 후회, 성장, 감정 회복이라는 깊은 서사를 녹여낸 수작입니다.

드라마의 힘: 재회와 성장이 공존하는 서사 (드라마웹툰)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은 고등학생 시절 찍은 다큐멘터리 영상의 주인공들이 다시 마주하게 되며 시작됩니다. 성적 최하위 최웅과 전교 1등 국연수는 억지로 영상에 함께 출연한 뒤 점차 가까워지고, 연애를 시작했다가 이별을 맞습니다. 10년 후, 그 영상이 다시 화제가 되며 두 사람은 재회하게 됩니다.

드라마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플래시백 구성으로, 인물의 감정선과 변화 과정을 세심하게 담아냅니다. 대사보다는 눈빛과 침묵이 감정을 말하며, 연출은 회화적인 구도와 음악으로 감정을 시청자에게 이식시킵니다.

최우식과 김다미의 연기는 단순한 설렘이 아니라 복잡하고 현실적인 감정을 그려냈고, 그들의 케미는 재회 로맨스의 정석으로 평가받았습니다. 특히 정현정 작가의 대본은 대사가 간결하면서도 감정의 결을 놓치지 않으며, 말보다 시선과 침묵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하도록 유도합니다.

영상미 역시 탁월했습니다. 따스한 색감, 회화적인 구도, 음악(하현상 - The Night, V - Christmas Tree 등)은 캐릭터의 감정 상태와 장면 분위기를 섬세하게 이끌어내며, 시청자에게 단순한 ‘스토리’가 아닌 기억 속 감정의 회고라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웹툰화로 확장된 감정선과 인물 서사 (청춘로맨스)

웹툰 『그 해 우리는』은 드라마에서 표현되지 못했던 감정과 인물의 심리를 보완하며 새로운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김윤진 작가는 원작 감정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웹툰만의 장점인 컷 구성, 감정 연출, 내면 대사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합니다.

특히 김지웅 PD, NJ 같은 서브 캐릭터들의 감정선이 강화되며 세계관이 입체화되고, 플래시백 장면은 웹툰 특유의 연출 기법으로 감정 회고를 극대화합니다. 색채, 계절, 빛의 변화는 감정의 흐름을 시각화하며, 독자는 장면 하나하나에 몰입하게 됩니다.

웹툰은 컷 구성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정서를 더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기 때문에, 플래시백 장면이나 기억의 단편, 심리적 거리감을 훨씬 효과적으로 시각화합니다. 또한 계절 변화, 공간(학교, 작업실, 골목길), 비, 햇살 등 감정을 상징하는 자연 요소와 색채의 활용은 웹툰이 가진 미학적 장점을 극대화합니다.

드라마 팬들 입장에서도 웹툰은 다시 한 번 감정을 되짚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인물 중심의 연출을 통해 관계성에 대한 몰입을 높였습니다.

그 해, 우리 모두가 품었던 감정의 회고 (재회감성)

『그 해 우리는』은 보편적인 감정을 깊이 있게 다루며, 누구나 겪었을 법한 사랑, 이별, 성장의 과정을 재조명합니다. 어쩌면 다시 만나지 못할 줄 알았던 사람과의 재회, 끝났다고 믿었던 감정의 부활, 그리고 시간이 만든 거리감을 좁히려는 서툰 시도가 이 이야기를 더욱 특별하게 만듭니다.

첫째,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흔적이며, 재회는 미련이 아니라 성숙의 결과입니다. 작품은 사랑을 미화하지 않고 현실적인 감정과 상처를 정면으로 다루며, 관계란 완벽함이 아닌 이해하려는 노력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둘째, 재회는 감정을 되돌리려는 것이 아닌, 성장을 확인하는 행위입니다. 국연수는 일밖에 모르던 냉철한 현실주의자였고, 최웅은 감정 표현에 서툴렀던 예술가였습니다. 이들이 다시 마주하며 서로에게 감정이 남아 있음을 확인하지만,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관계를 풀어나가려는 모습은 진정한 성숙을 보여줍니다.

셋째, 이 콘텐츠는 단절된 시대 속 감정 연결의 의미를 상기시킵니다. 디지털 영상, 웹 다큐멘터리, SNS 등 현대적 매체 속에서 펼쳐지는 아날로그 감성은 오히려 오늘날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그 해 우리는』은 감정, 성장, 후회, 용서를 깊이 있게 다룬 콘텐츠로, 드라마와 웹툰 모두 감성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웹툰 영상화가 대부분인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드라마에서 출발한 후 웹툰으로 확장된 이 콘텐츠는 그 자체로 실험적 구조의 의미 있는 성공 사례입니다. 당신의 마음 속에도 남아 있는 ‘그 해’가 있다면, 이 작품을 통해 그 감정을 다시 꺼내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