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소문』은 장이 작가가 다음 웹툰에 연재한 동명의 작품으로, 2020년 OCN에서 드라마로 영상화되어 한국형 히어로물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콘텐츠입니다. 죽은 자의 악령을 사냥하는 ‘카운터’라는 설정을 중심으로, 액션, 오컬트, 휴먼드라마 요소를 조화롭게 엮어내며 장르적 완성도와 대중적 감동을 동시에 잡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웹툰의 원작 특징, 드라마화의 과정과 변주, 그리고 사회적 의미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웹툰 속 히어로물의 변주 (웹툰)
장이 작가의 『경이로운 소문』은 기존의 히어로 장르와는 다르게, 평범한 사람들의 능력 각성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 성장, 책임의 문제를 중심에 둡니다. 주인공 ‘소문’은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친 학생이었으나, 죽은 자의 혼이 깃든 영혼 ‘위겐’과 연결되며 ‘악귀 사냥꾼’, 즉 ‘카운터’로 각성하게 됩니다. 웹툰의 특징은 오컬트적 설정 위에 철저히 인간 중심의 정서를 입힌다는 점입니다. 주인공이 ‘선택받은 자’가 아니라 고통을 겪어본 자로서 능력을 갖게 된 존재라는 점에서, 기존의 판타지 히어로물과 확연히 다릅니다. 또한 카운터 팀원들도 각자의 아픔과 사연을 지니고 있으며, 단순한 선악 대결을 넘어 사회의 부조리와 인간 내면의 어둠까지 직면하게 됩니다. 작가는 강렬한 액션 장면과 함께, 소문과 주변 인물들의 감정선에 집중해 독자들의 몰입을 유도하며, ‘정의는 누구에 의해, 어떤 방식으로 실현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드라마로 구현된 한국형 히어로 서사 (히어로)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은 OCN 최초의 시청률 10% 돌파 드라마로, 장르물 강자 OCN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조병규, 유준상, 김세정, 염혜란 등이 주연을 맡아 원작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연기했고, 특히 주인공 ‘소문’ 역의 조병규는 청소년에서 히어로로 성장해 가는 복합적인 내면을 자연스럽게 소화했습니다. 드라마는 원작의 주요 설정과 세계관은 유지하되, 스릴러·정치·가족 드라마 요소를 적극적으로 확장시켰습니다. 악귀는 단순한 초자연적 존재가 아니라, 현실에서 권력을 남용하거나 타인의 고통을 외면한 자들의 ‘내면이 만들어낸 괴물’로 묘사되며, 현실비판적인 메시지를 내포합니다. 또한 영상에서는 액션 합의 탄탄함, 감정선의 진폭, 그리고 빠른 전개와 반전 구성이 주요 장점으로 꼽히며, 장르적 재미를 극대화했습니다. 드라마 시즌1의 성공 이후 제작된 시즌2는 해외 팬덤과의 교감까지 이루며 K-히어로 콘텐츠의 글로벌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정의와 연대, 그리고 ‘평범한 이들의 영웅’ (드라마화)
‘경이로운 소문’이 진정한 힘을 가진 이유는, 단순히 강한 능력을 지닌 캐릭터가 악을 무찌르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 작품은 고통받는 사람을 공감하고 지켜내는 능력, 그리고 평범한 시민의 연대가 만들어내는 힘을 이야기합니다. 첫째, ‘선택받은 자’가 아닌 ‘고통받은 자’의 이야기입니다. 소문은 부모를 잃었고, 육체적 약점을 가진 상태였으며, 무력감과 분노를 안고 성장합니다. 이 과정에서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책임과 공감임을 스스로 체득하게 됩니다. 둘째, 악의 본질은 외부가 아닌 인간 내면에서 비롯됨을 강조합니다. 드라마에서는 강한 초능력보다 오히려 타인의 아픔을 외면하거나 부조리를 묵인하는 일상 속 악의 본질을 파고들며, 사회 구조의 문제까지 비판합니다. 셋째, 연대를 통해 완성되는 히어로성입니다. 카운터는 팀으로서 움직이고, 각자의 역할과 상처를 공유하며 성장합니다. 이들은 공공의 적에 맞서 싸우는 동시에, 서로를 구하고 함께 살아남는 법을 배워가는 ‘집단 히어로’입니다. 이러한 가치들은 단순한 히어로물의 카타르시스를 넘어, 한국 사회의 치유 서사로까지 확장되며 더 넓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경이로운 소문’은 단순한 히어로물이 아닙니다. 고통을 겪고도 무너지지 않으며, 주변 사람들과 함께 정의를 실현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웹툰과 드라마 모두 장르적 재미와 사회적 메시지를 조화롭게 결합하며, 콘텐츠가 얼마나 깊은 울림을 전할 수 있는지를 입증했습니다. 한국형 히어로물의 정체성과 가능성을 보여준 이 작품은, 웹툰 영상화의 또 다른 성공 사례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입니다.